직장 생활 업그레이드

피그말리온 효과와 골렘 효과: 상사의 기대는 실제로 성과를 바꿀까

2026-10-18

같은 날 두 사람이 같은 팀에 들어왔다고 해 보겠습니다. 팀장은 면접관에게서 A가 이번 채용에서 가장 좋은 지원자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첫 달에 A는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 회의에 들어가고, B는 인수인계 문서를 읽으며 작은 수정 건을 맡습니다. 석 달 뒤 수습 평가 때 A는 프로젝트에서 낸 결과를 보여 줄 수 있지만, B가 보여 줄 것은 작은 수정 건 목록입니다. A가 원래 더 잘하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B가 같은 프로젝트에 들어갔다면 결과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거는 기대가 실제로 그 사람의 결과를 바꾸는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낮은 기대가 결과를 낮추는 현상은 골렘 효과라고 부릅니다.

피그말리온 효과 이름의 유래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는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가 나옵니다. 그는 상아로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조각을 사랑하게 됩니다. 여신 베누스가 그의 바람을 들어주어 조각은 사람이 됩니다. 이 이야기를 현대로 옮긴 작품이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1913)입니다. 음성학 교수 히긴스가 꽃 파는 여인 일라이자의 말투를 바꿔 상류층 숙녀처럼 보이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극 중 일라이자는 숙녀와 꽃 파는 여자의 차이는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대우를 받느냐에 있다고 말합니다. 뒤에 나올 초등학교 실험을 책으로 펴낸 연구자들은 책 제목에 이 희곡의 이름을 붙였고, 책 맨 끝에 이 대사를 옮겨 실었습니다.

1968년에 발표된 초등학교 실험

이 효과를 처음 널리 알린 사람은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입니다. 그는 1963년에 먼저 쥐 실험을 했습니다. 심리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실험용 쥐를 나눠 주고, 절반에게는 미로를 잘 찾도록 여러 세대에 걸쳐 길러 낸 쥐라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미로를 못 찾는 쥐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실제로는 모두 같은 종류의 평범한 쥐를 무작위로 나눈 것이었습니다. 하루 10번씩 닷새 동안 미로를 달리게 하자, 학생들이 미로를 잘 찾는다고 들은 쥐는 하루 평균 2.32번, 못 찾는다고 들은 쥐는 1.54번 정답 길을 골랐습니다. 쥐 실험에서 나타난 현상이 사람에게도 나타나는지 확인하려고 로젠탈은 교장 레노어 제이컵슨과 함께 196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스샌프란시스코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결과는 1968년에 책으로 펴냈습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에게 지능 검사를 치르게 한 뒤, 교사들에게는 이 검사가 앞으로 성적이 크게 오를 아이를 미리 알아보는 검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전체의 약 20%를 성적이 크게 오를 아이로 교사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검사 점수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고른 아이들이었습니다. 한 학년이 지나 같은 검사를 다시 치르자 학교 전체에서 이름을 알려 준 아이들의 지능 점수는 평균 12.2점, 나머지 아이들은 8.4점 올랐습니다. 두 집단의 차이는 3.8점이었고, 이 차이는 대부분 1학년과 2학년에서 나왔습니다. 3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두 집단의 점수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거는 기대가 학생의 지능 점수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결과라서 이 연구는 교육계 밖에서도 크게 알려졌습니다.

효과는 있지만 알려진 것보다 작습니다

발표 직후부터 비판이 나왔습니다. 교육심리학자 로버트 손다이크는 1968년 서평에서 이 연구의 검사 점수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첫 검사에서 1학년 전체의 추리 영역 평균은 58점이었고, 한 반은 31점이었습니다. 평범한 초등학생에게서 나오기 어려운 점수였습니다. 처음 점수가 지나치게 낮게 나왔다면 다시 검사했을 때 점수가 오르는 것은 기대와 상관없이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뒤 수십 년 동안 비슷한 실험이 여러 번 이어졌습니다. 1984년 교육학자 스티븐 라우던부시는 교사의 기대가 학생의 지능 점수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실험 18건을 모아 분석했습니다. 18건 중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것은 5건이었고, 평균 효과는 작았습니다. 2005년 심리학자 리 저심과 켄트 하버는 그때까지의 연구를 정리하면서 교실에서 기대가 결과를 바꾸는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만 그 크기는 대개 작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 효과는 시간이 지나며 쌓이기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더 크다고도 봤습니다. 저심과 하버가 정리한 연구 중에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경우도 있습니다. 원래 성적이 낮았던 학생에게서는 기대의 영향이 더 컸고, 이 문제를 다룬 연구 두 편에서는 사회적 편견을 겪는 집단의 학생에게서도 영향이 컸습니다. 저심과 하버는 교사의 기대가 학생의 결과를 잘 예측하는 것은 기대가 결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기보다 교사가 학생을 대체로 정확하게 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군대 훈련 실험과 관리자 교육 실험은 결과가 달랐습니다

일터에서 이 효과를 오래 연구한 사람은 이스라엘 조직심리학자 도브 에덴입니다. 1982년 에덴과 아브라함 샤니는 이스라엘군의 15주짜리 전투 지휘 과정 훈련생 105명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적성 점수가 비슷한 훈련생들을 무작위로 나눈 뒤 교관에게 일부 훈련생의 잠재력이 높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과정이 끝났을 때 그 훈련생들은 성취도 시험에서 다른 훈련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고, 훈련에 대한 태도도 더 좋았습니다. 2000년에 나온 두 편의 메타분석도 일터에서 피그말리온 효과가 꽤 크게 나타난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효과는 군대 훈련에서,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처음에 기대를 낮게 받은 사람에게서 더 컸습니다. 관리자를 교육해 기대를 높이려 한 실험에서는 결과가 달랐습니다. 2000년에 에덴과 동료들은 관리자들이 부하 직원에게 높은 기대를 보여 주는 방법을 워크숍에서 가르치고, 그 효과를 현장 실험 7건으로 확인했습니다. 효과는 작았습니다. 관리자에게 기대를 높이라고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부하 직원의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상사의 기대는 대하는 태도와 맡기는 일에서 드러납니다

효과가 상황마다 다른 이유는 기대가 결과로 이어지는 경로를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로젠탈은 1973년에 교사가 기대하는 학생을 다르게 대하는 방식을 네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 분위기: 기대하는 학생에게 더 따뜻하게 말하고, 눈을 더 자주 맞춥니다.
  • 피드백: 기대하는 학생에게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더 많이 알려 줍니다.
  • 학습량: 기대하는 학생에게 더 많은 내용과 더 어려운 과제를 줍니다.
  • 대답 기회: 기대하는 학생에게 대답할 기회를 더 많이 주고, 대답할 시간도 더 줍니다.

1985년 로젠탈이 동료와 함께 관련 연구를 모아 분석했을 때 네 가지 모두 영향이 있었고, 그중 분위기와 학습량의 영향이 특히 컸습니다. 일터에서는 이 네 가지가 팀장이 누구와 더 편하게 이야기하는지, 누구에게 피드백을 더 자세히 주는지, 누구에게 어려운 과제를 맡기는지, 누구에게 회의에서 말할 기회를 주는지의 문제가 됩니다. 처음 장면의 A와 B 사이에 생긴 차이도 첫 달에 누가 새 프로젝트를 맡았는지에서 시작됐습니다.

낮은 기대가 만드는 골렘 효과

반대 방향의 효과도 있습니다. 1982년 엘리샤 바바드, 재컬린 인바, 로젠탈은 체육 교사 실습생 26명과 학생 202명을 대상으로 연구했습니다. 학생에 대한 사전 정보에 크게 흔들리는 교사들은 스스로 잠재력이 낮다고 본 학생을 더 부정적으로 대했고, 그 학생들은 과제 점수도 낮았습니다. 사전 정보에 흔들리지 않는 교사들은 학생 모두를 비슷하게 대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렇게 낮은 기대가 결과를 낮추는 현상에 골렘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골렘은 유대 전설에 나오는 존재로, 흙으로 빚어 만들었지만 점점 통제할 수 없게 됩니다. 회사로 옮기면 골렘 효과는 이런 순서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처음에 기대를 덜 받은 사람은 작은 일을 맡습니다. 작은 일은 눈에 띄는 결과를 남기기 어렵습니다. 평가 때 보여 줄 결과가 적으니 처음의 낮은 기대가 맞았던 것처럼 보이고, 다음 기회도 다른 사람에게 갑니다. 누구도 그 사람을 깎아내리려 하지 않았는데 결과는 처음 기대대로 굳어집니다.

처음 몇 주에 효과가 가장 큽니다

라우던부시의 분석에서는 교사가 학생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기대를 갖게 했을 때 효과가 비교적 컸고, 교사가 이미 2주 넘게 학생을 겪은 뒤에는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직접 지켜본 정보가 있으면 남에게서 들은 말이 판단을 크게 바꾸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 결과는 교실 연구에서 나왔지만 회사에도 비슷하게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이직하거나 팀을 옮긴 직후에는 새 상사가 나에 대해 아는 것이 면접 인상과 전해 들은 이야기뿐입니다. 이때 생긴 기대는 첫 업무 배분에 영향을 주고, 그 배분은 이후 몇 달의 결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상사가 내가 실제로 한 일을 보고 나면 처음의 인상이 판단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듭니다. 그래서 새 자리에서는 처음 몇 주 안에 상사가 직접 볼 수 있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대를 덜 받았다고 느낄 때 할 수 있는 일

상사의 기대를 내가 정할 수는 없지만 상사가 판단에 쓰는 정보는 늘릴 수 있습니다.

  1. 첫 2~4주 안에 작은 결과를 하나 보여 줍니다. 크기보다 상사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무엇부터 하면 좋은지는 수습기간 3개월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어려운 과제를 직접 요청합니다. 상사가 기대를 갖고 일을 맡겨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기회를 얻는 방법입니다. 「이번 개편 작업에서 한 부분을 맡아 보고 싶다」처럼 범위를 정해 말하면 상사가 맡기기 쉽습니다.
  3. 피드백을 먼저 청합니다. 무엇을 고치면 좋을지 알 수 있습니다. 피드백을 청하는 대화에서 상사도 내 일을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4. 한 일을 기록합니다. 평가 때 상사는 주로 인상을 기억하는데, 그 인상은 처음 기대와 비슷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날짜와 숫자가 있는 기록은 그 인상과 다른 사실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기록하는 방법은 기록의 중요성 글에, 평가 때 쓰는 방법은 자기평가 작성법 글에 있습니다.

팀을 이끄는 사람이 확인할 것

관리자라면 지난 분기에 새로 시작한 일을 누구에게 맡겼는지, 누구와 일대일 대화를 몇 번 했는지 적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대는 머릿속에 있어서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지만 기회를 누구에게 줬는지는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같은 사람에게 계속 큰일이 가고 있다면 그 사람이 정말 가장 잘해서인지, 처음에 그렇게 기대했기 때문인지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일터 연구를 모은 두 메타분석에서는 처음에 기대를 낮게 받았거나 성과가 낮던 사람에게서 효과가 더 컸습니다. 기회를 한 번 더 나눠 줄 대상을 고른다면 지금까지 작은 일만 맡아 온 사람부터 보는 것이 이 결과와도 맞습니다.

새 자리에서 확인할 질문

피그말리온 효과는 실제로 있는 현상이지만 널리 알려진 것보다 작고, 상대를 이미 잘 아는 사이에서는 거의 사라집니다. 기대가 결과를 바꾸는 경우에도 그 경로는 상사가 누구를 더 편하게 대하고 누구에게 더 많고 어려운 일을 맡기느냐입니다. 그래서 새 자리에서 확인할 질문은 상사가 나에게 얼마나 기대하느냐가 아니라 지난 한 달 동안 내가 어떤 일을 맡았고 그중 상사가 직접 본 것이 무엇이냐입니다. 맡은 일이나 상사가 직접 본 결과가 적다면 다음 달에 맡고 싶은 일을 상사에게 먼저 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